본문 바로가기
천문학

무거운 별의 최후, 초신성 폭발

by 지식space_당구리 2024. 8. 22.

1. 가벼운 별

가벼운 별의 경우는 별의 중심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 머무르기에 일단 탄소-산소 핵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탄소-산소 핵의 온도는 떨어지고 밀도는 증가하여 소위 말하는 전자 축 퇴 영역에 도달합니다. 전자 축 퇴란 밀도가 아주 높은 상황에서 전자들이 더 이상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역학적으로 행동하면서 매우 높은 압력을 만들어내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지점에서 가벼운 별은 밖의 수소 포피 층을 잃어버리고 결국 탄소-산소 핵만 남은 백색왜성이라는 천체가 되어 차갑게 식어가게 됩니다.

 

2. 무거운 별

하지만 무거운 별은 가벼운 별에 비해 평균적으로 내부의 온도가 높습니다. 중심부 온도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기에 헬륨 핵융합 반응이 지난 이후에도 탄소 핵융합, 산소 핵융합, 규소 핵융합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무거운 별과 가벼운 별의 구분은 바로 이러한 진화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을 경계로 만들어졌습니다. 무거운 별의 진화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태양보다 20배 이상 무거운 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진화의 시작은 역시 수소 핵융합에서 시작합니다. 그 지속 시간은 태양질량의 20배인 경우 약 1000만 년 정도입니다. 주계열이 다 끝나면 중심부는 모두 헬륨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을 하지 않게 됩니다. 왜냐하면 수소 연료가 다 타버려 더 이상 헬륨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헬륨 핵으로 바뀐 별 내부에서는 더 이상 생성되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압력과 중력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수축합니다. 그리고 여러 과정을 거쳐 무거운 별은 중성자별이 되기도 합니다

 

 

3. 중성자별

중성자별의 반경은 10km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공간에 지구의 50만 배의 질량이 들어 있습니다. 즉 밀도가 원자핵만큼 높습니다.
철이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붕괴하였다가 다시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하면서 중성자가 만들어질 때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미자도 같이 방출됩니다. 중성미자의 대부분은 자유롭게 우주 공간으로 날아갑니다. 중성미자는 일반적인 물질과 쉽게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철 핵이 붕괴하여 중성자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중성자별로 낙하하는 물질의 밀도가 상당히 높다 보니 중성미자의 약 1% 정도는 자유롭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주변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에너지를 물질에 전달하게 됩니다. 그렇게 중성미자의 에너지 일부가 충분히 효율적으로 주변 물질에 전달되면 중성자별로 낙하하던 물질들은 높은 에너지를 받아 다시 바깥쪽으로 날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초신성 폭발입니다.

초신성 폭발

 

 

만일 중성자별 위로 낙하하는 물질의 양이 많고 그 물질의 중력 에너지가 중성미자가 전달하는 에너지에 비해 더 크다면 초신성 폭발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물질이 계속 중성자별 위로 낙하하여 중성자별의 질량은 커질 것입니다. 계속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 중성자별의 질량이 태양질량의 두 배에서 세 배 이상이 되면 블랙홀로 붕괴하게 됩니다. 무거운 별의 최종 운명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초신성 폭발을 하여 중성자별을 남기거나 혹은 별 전체가 블랙홀로 붕괴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초신성 폭발의 사례

무거운 별이 정말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는 1987년 대마젤란은하에서 관찰되었던 1987A라는 초신성 폭발이었습니다. 이는 초신성 폭발 직전의 별 모습을 확인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참고로 초신성의 밝기는 태양 밝기의 수억 배에서 수천억 배에 달합니다. 앞서 설명하였듯 초신성을 폭발하게 만드는 에너지는 무거운 별 마지막 단계에서 철 핵이 중성자별로 붕괴할 때 방출되는 중성미자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이 중성미자의 대부분은 우주 공간으로 방출됩니다. 따라서 항성 진화 이론의 중요한 예측 중 하나가 초신성 폭발과 더불어 막대한 양의 중성미자가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천체물리학자 고시바 마사토시가 이끄는 연구팀이 가미오칸데라는 중성미자 검출기를 이용해 1987A 초신성 폭발과 더불어 방출된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항성 진화 이론이 검증된 것입니다. 마사토시 박사는 이 공로로 200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초신성 폭발 이후 중성자별이 남는다는 것 역시 항성 진화 이론의 또 다른 중요한 예측입니다. 실제로 초신성이 폭발하고 남겨 놓은 초신성 잔해에서 중성자별이 발견된 사례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게자리 성운입니다. 게자리 성운은 서기 1054년에 폭발한 초신성이 남겨 놓은 잔해입니다. 그 중심부를 X선과 감마선으로 관찰하면 가운데 밝은 천체가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중성자별입니다.


중성자별 일부는 '필사 Pusar'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필사는 중성자별 중에서도 빠르게 자전하면서 전파 시그널을 주기적으로 방출하는 천체를 뜻합니다. 중성자별이 필사로 관찰되려면 빠르게 자전하는 중성자별 주변에 자기장이 강해야 하고 자기장을 통해 만들 어진 비대칭적 형태의 전파 시그널의 방향이 지구를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게자리 성운의 중앙부에 있는 중성자별은 1초에 30번 정도로 매우 빠르게 자전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필사는 영국의 천문학자인 조셀린 벨 버넬이 대학원 학생이던 1967년 처음 발견했습니다. 필사는 전파 시그널의 주기가 놀랍도록 정확합니다. 밀리세컨드(ms) 단위로 정확하게 시그널을 보내다 보니 처음 발견됐을 때는 외계인이 보낸 것은 아닐지 추측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