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하수
은하수는 하늘에 별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지역으로 별을 하나하나 눈으로 분해할 수 없어 말 그대로 은색의 강처럼 뿌옇게 보입니다. 하늘에 우유를 뿌려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밀키웨이 Milky Way라고도 알려진 은하수는 우리가 사는 은하계의 일부입니다. 우리 은하계는 태양을 포함하여 수천억 개의 별로 이루어진 거대한 중력계입니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우리가 속한 은하계의 모습을 볼 수 없으며 대신 은하수의 형태로 그 일부를 엿보는 것입니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계를 넘어서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합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처음부터 거대한 중력계로 인식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19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성운과 은하의 모습을 잘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태양과 달의 물리적인 크기는 매우 다르지만, 거리 차이로 인해 두 천체는 하늘에서 비슷한 크기로 인식됩니다. 이처럼 먼 거리의 은하들까지 거리 측정이 가능하기 전에는 은하들의 물리적인 크기를 가늠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1900년대 초 할로 섀플리와 허비 커티스의 '나선 성운'을 중심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년 후 이 논쟁의 종 지부를 찍은 것이 허블의 관측이었습니다. 허블은 당시까지 안드로메다 나선 성운으로 알려졌던 천체까지의 거리를 결정함으로써 안드로메다가 우리은하 밖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거대한 중력계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섀플리와 커티스의 논쟁은 나선 성운에 대한 본질을 넘어 우주의 규모에 대한 논쟁이었기 때문에 천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고, 따라서 '대토론'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허블의 대토론에 대한 관측상인 해결과 동시에 은하는 우주를 탐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은하는 우주의 거대 구조를 구성하는 세포로써 우주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매개체입니다. 동시에 은하 하나하나는 별의 형성을 통해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되는 생태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주를 구성하는 세포이자 생태계인 은하들은 우주의 전체적인 구조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2. 은하의 특성과 구성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 알려고 한다면 그 대상이 어떤 형태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얼마나 무거운지, 사람이라면 나이는 몇이고 어디 사는지 등 그 대상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특징들이 있습니다. 은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형태나 나이, 질량, 크기, 위치 등 이렇게 한 은하를 규정하는 다양한 특성들이 존재합니다. 허블은 외부 은하의 존재를 밝힌 이후 은하들을 형태학적으로 분 유하였습니다. 은하는 원반의 형태가 뚜렷한지 나선팔의 구조를 가졌는지, 아니면 동글동글 럭비공처럼 생겼는지에 따라서 나선은하 나 타원은하로 구분됩니다. 나아가 타원은하는 찌그러진 정도에 따라서 그리고 나선은하는 나선팔이 감긴 정도에 따라서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혹은 나선은하와 같이 원반의 형태는 갖추었으나 나선팔을 가지지 않은,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중간쯤의 특성을 가진 렌즈형의 은하도 있습니다. 이 외에 형태학적 분류가 뚜렷하지 않은 은하들은 불규칙은하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은하들의 형태는 은하 내부에서 별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운동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잣 대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나선은하는 대부분의 별이 오랫동안 한 평면에서 은하 중심을 공전함으로써 원반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반면에 타원은하 내부에서는 별들이 다양한 궤도면을 따라 운동하기 때문에 공의 형태를 보이는 것입니다. 즉 이러한 형태학적인 분류는 단순히 은하의 모습 그 이상, 그 은하에 속한 별들의 평균적인 역학 정보를 제공합니다.
3. 은하의 위치
다음은 은하의 위치입니다.
은하들도 다른 천체와 마찬가지로 천구에 투영된 상태로 관측되므로 고유의 좌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좌표계가 춘분과 천구의 적도, 북극을 기준으로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적도 좌표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면적인 좌표계보다 더 중요한 은하의 위치는 바로 거리입니다. 즉 비슷한 크기와 밝기로 관측되는 은하라도 거리에 따라 더 먼 은하가 실제로 더 크고 밝은 은하일 것입니다. 따라서 거리는 은하의 물리적인 밝기와 크기를 알 수 있는, 즉 은하의 본질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정보입니다.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 가운데 허블이 사용한 것은 헨리에타 스완 리비트가 발견한 맥동 변광성의 주기와 평균 광도 간의 관계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리비트는 맥동 변광성 중 특수한 성질을 가진 종족(별이나 은하를 성분, 나이, 운동 특성 등에 따라 분류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맥동 변광성은 별이 진화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 주기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00일이 넘기도 합니다. 심장이 맥동하듯이 별의 크기가 주기적으로 변함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입니다. 리비트는 이들 중 평균 광도와 변광 주기 사이에 선형적인 비례 관계가 있는 맥동 변광성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관계를 이용하면 거리가 알려지지 않아서 절대 밝기 혹은 광도를 모르는 변광성에 대해서 변광 주기와 겉보기 밝기를 관측함으로써 절대 밝기를 측정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이 별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혹은 멀리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허블은 안드로메다은하 안에 있는 맥동 변광성을 관측하고 리비트가 발견한 관계를 이용하여 관측한 변광성의 광도를 구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를 계산하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절대 밝기가 알려져서 그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광원들을 '표준광원'이라고 합니다.
리비트는 다양한 표준광원 중에서도 맥동 변광성을 이용한 우주의 자를 제시한 것입니다.
거리를 알면 은하의 물리적인 크기와 질량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하를 구성하는 물질은 별이 전부가 아닙니다. 따라서 은하의 질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 다파장에서 본 은하의 모습을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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