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우주의 생성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어떻게 저번 게시글에 이어 오늘도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1. 우주 중력 진화 시뮬레이션
우주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 중 가장 기술하기 까다로운 것이 일반 물질입니다. 5%가량 되는 일반 물질의 특성을 암흑물질처럼 취급하면 전체적으로 우주의 진화를 기술하기가 굉장히 쉬워집니다.
결국 물질을 밀쳐내는 역할을 하는 암흑에너지와 중력적으로만 존재하는 암흑물질만 기술하면 되기 때문에 중력과 우주론만 있으면 암흑물질 헤일로와 우주 거대구조물의 생성과 진화를 기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것이 우주론적 중력 진화 시뮬레이션입니다.
2. 기술하는 방식
우주론적 중력 진화 시뮬레이션을 설명하기 전에 시간을 기술하는 방식에 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우주는 시간에 따라서 그 크기가 팽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하 간의 거리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떨어집니다. 허블-르메트르 법칙에 따르면 은하들이 떨어지는 속도는 은하 간의 거리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또한 도플러 효과에 의해서 물체가 떨어질 때 본래 내던 빛보다 더 붉은색으로 관측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로부터 가까워진다면 더 푸르게 관측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적색이동과 청색이동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에 만들어진 은하는 더 빠른 속도로 우리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에 적색이동 값도 더 큽니다. 천문학자들은 시간 대신에 적색이동 값으로 시간을 표현합니다. 적색이동 값이 크다는 것은 과거를 뜻하는 것이고, 그 값이 계속 줄어들수록 현재에 가까운 우주를 뜻합니다.
공간을 기술하는 방식도 알아야 합니다. A와 B라는 두 은하가 있을 때, 우주의 팽창에 의해서 이 두 은하 간의 거리가 점점 떨어집니다. 우주 팽창 때문에 두 거리가 길어지는 것도 있지만 두 은하 사이가 중력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상대적인 위치가 변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론 시뮬레이션에서는 우주 팽창에 의해서 멀어지는 효과와 중력에 의해서 서로 위치가 변하는 효과를 분리해서 기술합니다.
격자의 크기를 고정해 놓고, 그 격자의 크기가 시간에 따라 의미하는 실제 크기는 다를지라도 입자들의 격자에 대한 상대적인 위치만 기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모두 수행한 다음, 격자의 크기를 반영해서 그 입자의 위치를 실제 크기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우주론 중력 진화의 시물레이션 결과는 적색이동 5.5에서부터 0까지로 10억 년 전부터 현재까지 우주 구조물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의 직사각형 크기는 똑같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입자 들의 상대적인 위치만 기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물을 이용해서 실제 이론이나 관측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실제 크기가 반영돼야 합니다. 그래서 적색이동에 따른 우주 크기를 반영해서 나중에 변환해 주게 됩니다. 우주론적 중력 진화 시뮬레이션은 물질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그 상대적인 위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우주 초기의 미세한 밀도 요동으로부터 필라멘트 구조가 만들어지고 그 필라 멘트 구조를 따라서 크고 작은 헤일로들이 생겨나고 그 헤일로들이 서로 병합하면서 더 큰 크기의 암흑물질 헤일로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많은 입자, 더 큰 규모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할수록 암흑물질이나 우주 거대구조를 굉장히 정밀하게 구현해 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결과를 관측하고 비교하기 위해서는 암흑물질의 분포를 은하 분포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암흑물질 헤일로의 특성을 은하 특성으로 변환하는 과정도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대단히 많은 과정과 모형화가 들어가게 됩니다. 가정이 많으면 많을수록 실제와는 멀어지게 됩니다.
이런 중력 진화 시뮬레이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반 물질들의 특정을 살려서 시뮬레이션해야 하는데, 그것이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입니다.
3. 우주론 시뮬레이션과 현대우주론
우주론 시뮬레이션과 현대우주론은 굉장히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우주론에 근거해서 수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거시적인 스케일에서 봤을 때는 관측된 우주를 굉장히 잘 설명하지만, 은하 스케일로 내려와서 보면 관측과 이론이 불일치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여러 불일치 문제 가운데 예를 하나 들면 은하 주변에는 조그만 왜소은하들이 관측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왜소은하들의 개수보다 시뮬레이션에서 구현되는 왜소은하들의 개수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시뮬레이션에서는 일반 물질이나 천체 물리 현상을 기술하는 수치 알고리즘을 더 정밀하고 더 사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관측 영역에서는 이제까지의 관측 한계를 극복해서 아 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을 미지의 굉장히 어두운 왜소은하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우주론 영역에서는 암흑물질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굉장히 방대하고 어두워서 관측천문학자들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대형 망원경을 만들고, 또 고성능의 기기를 개발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전문가들은 더 막강한 슈퍼컴퓨터 자원을 확보하고 또 정교한 수치 모형을 개발함으로써 우주의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과 가설을 만들고 검증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서 관측과 시뮬레이션 연구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피드백을 주면서 같이 나아 가야 하는 것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주의 생성 비밀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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